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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P.〉가 원작의 한 병사를 넘어 군대 전체를 바라본 방법

#*** 2026. 7. 24. 14:36

〈D.P.〉가 원작의 한 병사를 넘어 군대 전체를 바라본 방법

이 글에는 〈D.P.〉 시즌 1·2의 주요 내용과 결말에 관한 언급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넷플릭스 시리즈 〈D.P.〉가 원작 웹툰 〈D.P. 개의 날〉을 확장한 핵심은 사건의 규모를 키운 데 있지 않습니다. 안준호라는 한 병사의 시선을 여러 인물에게 나누고, 탈영병 개인의 사연을 병사·간부·지휘부가 연결된 조직의 문제로 재구성한 것에 가깝습니다.

원작의 안준호가 이미 군대의 작동 방식을 어느 정도 이해한 관찰자라면, 드라마의 안준호는 그 구조 안으로 막 들어온 이등병입니다. 시청자는 준호와 함께 폭력을 경험하고, 탈영병을 추적하며, 마침내 사건을 덮으려는 조직의 논리까지 보게 됩니다.

〈D.P.〉는 이렇게 카메라를 조금씩 뒤로 물립니다.

한 병사 → 생활관 → D.P.조 → 헌병대 간부 → 군 지휘부 → 국가의 책임

원작의 상병을 드라마의 이등병으로 바꾼 이유

원작은 상병 안준호가 후임인 박성준 일병과 탈영병을 추적하는 이야기로 시작합니다. 반면 드라마는 안준호를 갓 입대한 이등병으로 바꾸고, 그가 D.P.조에 선발되는 과정부터 보여줍니다. 원작자 김보통 작가는 이를 원작 이전의 이야기를 다루는 프리퀄 방식의 각색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 변화는 단순히 주인공을 더 어리숙하게 만들기 위한 설정이 아닙니다. 상병은 군대의 규칙을 이미 체득한 사람입니다. 부조리를 싫어하더라도 언제 침묵해야 하는지, 명령에 어떻게 반응해야 하는지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등병은 다릅니다. 아직 무엇이 정상이고 무엇이 비정상인지 판단할 기준이 완성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드라마의 준호는 군대의 폭력을 처음 마주하는 피해자이자 관찰자가 됩니다.

첫 회에서 준호는 예리한 관찰력을 인정받아 D.P.조에 들어가지만, 첫 체포 임무부터 자신의 방관이 어떤 결과를 만들었는지 경험합니다. 넷플릭스가 공개한 회차 설명 역시 첫 임무에서 모든 일이 어긋난다는 점을 이야기의 출발점으로 제시합니다.

이등병 안준호를 중심에 놓으면 시청자는 군대 경험이 없어도 이야기를 따라갈 수 있습니다. 군대의 규칙을 미리 알 필요가 없습니다. 준호가 배우는 만큼 배우고, 준호가 이상하다고 느끼는 순간 함께 이상함을 감지하면 됩니다.

주인공의 계급을 낮춘 각색은 관객의 눈높이를 낮춘 것이 아니라, 군대라는 조직을 처음부터 다시 관찰하게 만든 선택입니다.

한호열은 원작에 없던 조연이 아니라 ‘분리된 안준호’다

드라마를 대표하는 인물 가운데 하나인 한호열은 원작에 등장하지 않습니다. 한준희 감독과 김보통 작가는 원작 안준호가 지닌 여러 성격을 드라마에서 안준호와 한호열 두 사람에게 나누었다고 밝혔습니다. 원작 안준호의 선임다운 여유와 활동성은 한호열에게, 고집과 정의감은 드라마의 안준호에게 더 많이 배치됐습니다.

이 분리는 세 가지 효과를 만듭니다.

각색 효과안준호한호열

군대에 대한 태도 아직 적응하지 못한 신병 규칙을 알지만 거리를 두는 선임
사건을 대하는 방식 정면으로 받아들이고 죄책감을 느낌 농담과 임기응변으로 긴장을 조절함
드라마의 역할 윤리적 질문을 던짐 질문이 서사로 움직이게 만듦

준호 혼자였다면 〈D.P.〉는 더 건조한 관찰극이 되었을 가능성이 큽니다. 한호열이 들어오면서 추적 장면에 속도와 유머가 생기고, 준호의 침묵은 호열과의 대화를 통해 의미를 갖게 됩니다.

중요한 점은 한호열이 군대 바깥의 자유를 상징하는 인물이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그는 규칙을 피해 다니는 것처럼 보이지만 군대의 작동 방식을 누구보다 잘 압니다. 농담은 체제 밖에 있기 때문에 가능한 행동이 아니라, 체제 안에서 자신을 지키기 위해 익힌 생존 기술입니다.

준호와 호열은 선과 악, 진지함과 가벼움으로 나뉘지 않습니다. 두 사람은 한 병사가 군대에서 가질 수 있는 서로 다른 반응을 보여줍니다.

  • 준호는 잘못된 일을 외면하지 못합니다.
  • 호열은 잘못된 것을 알면서도 당장 살아남는 방법을 압니다.
  • 두 사람이 함께 움직일 때 비로소 문제를 인식하는 단계에서 행동하는 단계로 넘어갑니다.

박범구를 둘로 나누자 ‘간부 개인’과 ‘조직의 논리’가 보였다

드라마는 원작의 박범구 역할도 그대로 옮기지 않았습니다. 원작에서 한 인물이 담당하던 성격과 기능을 박범구 중사와 새로 만든 임지섭 대위에게 나누었습니다. 김보통 작가는 한준희 감독이 박범구를 둘로 분리해 임지섭을 만들었다고 설명했습니다.

두 사람의 차이는 군대 내부의 갈등을 입체적으로 보여줍니다.

박범구는 현장을 압니다. 탈영병이 단순한 검거 대상이 아니며, 사건마다 생활관과 지휘관의 책임이 얽혀 있다는 사실도 이해합니다. 다만 그 역시 조직 안에 있기 때문에 할 수 있는 일과 할 수 없는 일을 계산합니다.

임지섭은 보고와 평가, 진급과 지휘 체계를 먼저 생각합니다. 그러나 드라마는 그를 처음부터 끝까지 출세만 좇는 인물로 고정하지 않습니다. 시즌 2에서는 임지섭 역시 조직의 논리와 개인의 책임이 충돌하는 지점에 서게 됩니다. 한준희 감독은 개인과 시스템이 만나는 지점을 보여주기 위해 장교의 역할이 필요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렇게 간부의 시점이 둘로 나뉘면서 〈D.P.〉의 질문도 달라집니다.

“나쁜 간부가 왜 이런 명령을 내렸는가?”가 아니라 다음과 같은 질문이 가능해집니다.

  • 현장을 이해하는 간부도 왜 사건을 막지 못하는가?
  • 개인적으로 선한 사람이 조직 안에서는 왜 침묵하는가?
  • 보고 체계는 누구를 보호하고 누구의 목소리를 지우는가?
  • 명령을 거부하면 개인에게 어떤 대가가 돌아오는가?

문제는 몇몇 악인의 성격이 아니라, 정상적으로 업무를 수행하는 것만으로도 피해가 반복될 수 있는 구조로 이동합니다.

탈영병을 추적할수록 군대 내부가 드러나는 구조

〈D.P.〉의 기본 형식은 추적극입니다. 준호와 호열은 부대를 떠난 병사를 찾아 군대 밖으로 나갑니다. 도시의 골목, 지하철역, 모텔, 술집과 고향집을 돌아다니며 탈영병의 흔적을 수집합니다.

그러나 이들이 실제로 찾아내는 것은 위치가 아니라 탈영의 원인입니다.

각 에피소드는 처음에는 서로 독립된 사건처럼 보입니다.

  • 적응하지 못한 병사
  • 사랑하는 사람에게 돌아가려는 병사
  • 경제적·가정적 문제를 안고 입대한 병사
  • 반복적인 괴롭힘으로 무너진 병사

하지만 사건이 쌓일수록 공통점이 드러납니다. 탈영병들은 어느 날 갑자기 군인의 의무를 버린 사람이 아닙니다. 이미 군대에 들어오기 전부터 사회적 약자였거나, 입대 후 도움을 요청할 통로를 잃은 사람들입니다.

이 때문에 추적의 방향도 역전됩니다.

일반적인 추적극의 질문〈D.P.〉가 던지는 질문

범인은 어디에 있는가? 병사는 왜 부대를 떠났는가?
어떻게 검거할 것인가? 돌아가면 무엇이 달라지는가?
규칙을 어긴 대가는 무엇인가? 규칙은 누구를 보호하는가?
사건의 책임자는 누구인가? 사건을 가능하게 한 사람들은 누구인가?

D.P. 대원은 군복을 입고 있지만 사복 차림으로 부대 밖을 움직입니다. 이 경계적 위치 덕분에 준호와 호열은 군인의 명령을 수행하면서도, 군대가 지워버린 병사의 개인사를 들여다볼 수 있습니다. 원작자 역시 군인이 사복을 입고 밖으로 나와 탈영병을 추적한다는 설정이 기존 군대 이야기와 다른 장르적 효과를 만든다고 설명했습니다.

조석봉 사건이 개인의 비극에서 ‘방관자들’의 문제로 바뀌는 순간

시즌 1의 전반부에서 준호와 호열은 다른 부대의 탈영병을 쫓습니다. 이때까지 두 사람은 사건의 관찰자에 가깝습니다.

조석봉 사건은 이 안전한 거리를 무너뜨립니다.

조석봉은 준호와 같은 생활관에서 지내던 병사입니다. 괴롭힘을 당하는 모습도, 점차 무너지는 과정도 주변 사람들이 이미 보고 있었습니다. 문제를 일으킨 가해자가 누구인지도 비교적 분명합니다.

그런데 사건은 막히지 않습니다.

넷플릭스의 공식 회차 설명은 조석봉이 지속적인 괴롭힘을 겪은 뒤 폭력적으로 변하고, 상황이 극단으로 치닫는 과정을 4화부터 6화까지 이어지는 하나의 사건으로 배치합니다. 마지막 회 제목은 복수형인 ‘방관자들’입니다.

복수형이라는 점이 중요합니다. 책임을 황장수 한 사람에게만 돌리지 않기 때문입니다.

조석봉의 파국에는 여러 종류의 방관이 겹쳐 있습니다.

  • 폭력을 행사한 선임
  • 폭력을 웃음으로 소비한 병사
  • 알고도 적극적으로 막지 않은 동료
  • 보고를 부담스러워한 간부
  • 피해자를 보호하기보다 사건을 수습하려는 지휘 체계
  • 뒤늦게 진실을 알았지만 결과를 바꾸지 못한 준호

원작과 드라마가 공유하는 중요한 문제의식도 여기에 있습니다. 한준희 감독은 원작에서 강하게 느낀 메시지를, 보지 못했다고 해서 사건이 없었던 것은 아니며 그냥 넘어가는 행위 역시 방관이라는 뜻으로 설명했습니다.

〈D.P.〉는 가해자와 피해자를 흐리게 만들어 책임을 없애지 않습니다. 오히려 명백한 가해 행위 주변에 얼마나 많은 침묵과 회피가 필요한지를 보여줍니다.

시즌 2는 탈영병의 사연에서 국가의 책임으로 이동한다

시즌 1이 “이 병사는 왜 탈영했는가”를 물었다면, 시즌 2는 “그 결과를 누가 책임져야 하는가”를 묻습니다.

총기 난사, 성소수자 병사의 장기 탈영, 전방 부대의 폭력, 사건 은폐와 법적 대응이 이어지면서 이야기의 무대는 생활관과 헌병대에서 군 지휘부로 확대됩니다. 한준희 감독은 시즌 2에서 군 내부의 구조적 문제를 개인의 일탈로 축소하거나 은폐하려는 상부의 논리를 다루면서 서사의 규모를 의도적으로 키웠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때 등장하는 구자운은 단순한 최종 악당이라기보다 시스템을 사람의 형태로 표현한 인물입니다. 감독 역시 구자운을 국가 시스템의 의인화로 설정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조직 전체를 유지하기 위해 위험하다고 판단한 개인을 제거할 수 있다는 논리를 대표합니다.

구자운의 논리는 노골적인 폭언보다 더 위협적입니다. 개인적 증오가 아니라 효율과 안전, 다수의 보호와 조직의 안정을 근거로 제시되기 때문입니다.

시즌 1의 폭력이 생활관의 구타와 모욕이었다면, 시즌 2의 폭력은 다음과 같은 형태로 나타납니다.

  • 사건의 원인을 개인의 이상 행동으로 정리하는 보고서
  • 조직의 신뢰를 지키기 위해 피해 사실을 축소하는 결정
  • 책임 소재를 피하려는 법률적 언어
  • 내부고발자를 조직의 위험 요소로 취급하는 태도
  • 사과보다 지휘 체계의 정당성을 우선하는 판단

즉, 시즌 2는 군대의 폭력을 몇몇 병사의 잔혹함에서 문서를 작성하고 명령을 승인하며 책임을 분산하는 행정 구조까지 확장합니다.

가해자와 피해자를 고정하지 않는 이유

〈D.P.〉는 폭력을 분명하게 비판하지만, 징집된 병사들을 태생적인 악인과 순수한 피해자로 완전히 나누지는 않습니다.

대표적인 인물이 황장수입니다. 시즌 1에서 그는 조석봉에게 지워지지 않는 상처를 남긴 가해자입니다. 그러나 시즌 2에서는 전역 후 다시 평범한 사회 구성원으로 살아가는 모습이 제시됩니다.

이는 황장수의 행동을 용서하기 위한 장치가 아닙니다. 군대 안에서 타인을 괴롭혔던 사람이 사회로 돌아오면 특별한 악인의 얼굴이 아니라 평범한 청년의 얼굴을 하고 있다는 불편한 사실을 보여줍니다.

한준희 감독도 징병제로 입대한 병사들을 일관된 가해자나 일관된 피해자로 묘사하고 싶지 않았다고 설명했습니다. 인물의 양가성을 인정하되, 그가 저지른 행동의 책임까지 없애지는 않는 방식입니다.

이 접근은 군대 전체를 바라보는 데 필요합니다. 모든 원인을 악한 개인에게 돌리면 그 사람이 사라진 뒤에는 문제가 해결된 것처럼 보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D.P.〉에서 폭력은 사람을 바꾸며 이동합니다.

피해자가 살아남기 위해 후임을 괴롭히고, 방관자가 다음 사건의 가해자가 되며, 전역한 가해자는 아무 일도 없었던 사람처럼 사회로 돌아갑니다.

문제는 누가 원래 악한가가 아니라, 폭력을 학습하고 전달하도록 만드는 환경입니다.

“뭐라도 해야지”가 두 시즌을 연결하는 방식

시즌 1의 준호는 매번 조금씩 늦습니다. 탈영병을 찾지만 상처를 되돌리지 못하고, 잘못을 깨닫지만 결과를 막지 못합니다. 조석봉 사건에서도 자신이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는 사실과 마주합니다.

시즌 2는 이 무력감에서 한 걸음 이동하려 합니다. 준호와 호열, 박범구와 임지섭은 각자의 위치에서 조직의 명령을 거스르거나 피해자를 살리기 위한 선택을 합니다.

한준희 감독은 시즌 2를 관통하는 표현으로 “뭐라도 해야지”를 제시했습니다. 거대한 변화를 완성하는 이야기가 아니라, 아무것도 바꿀 수 없다는 체념 속에서도 사소한 행동을 선택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로 시즌 2의 존재 이유를 찾았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문장은 영웅적 선언과 거리가 멉니다.

  • 당장 군대를 개혁할 수 있다는 약속도 아닙니다.
  • 모든 피해를 회복시킬 수 있다는 믿음도 아닙니다.
  • 정의로운 개인 한 명이 조직을 무너뜨린다는 환상도 아닙니다.

오히려 자신의 행동이 충분하지 않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방관하지 않겠다는 최소한의 윤리에 가깝습니다.

군대 전체를 바라보면서 잃은 것도 있다

시점의 확대가 항상 장점으로만 작용하는 것은 아닙니다.

시즌 1은 탈영병 한 사람의 표정과 생활을 오래 따라갑니다. 준호와 호열의 추적 과정도 구체적이며, 생활관에서 반복되는 폭력은 일상적인 공포로 묘사됩니다. 그래서 작은 사건만으로도 현실적인 무게가 생깁니다.

반면 시즌 2는 군 지휘부, 은폐, 법정과 내부고발까지 다루면서 이야기의 규모가 커집니다. 그 과정에서 시즌 1의 에피소드형 추적 구조와 준호·호열의 버디극은 상대적으로 줄어듭니다. 감독도 이러한 변화가 시즌 1 사건 이후 인물들에게 남은 트라우마와, 개인이 시스템에 맞서는 이야기를 보여주기 위한 선택이었다고 설명했습니다.

따라서 두 시즌의 장점은 서로 다릅니다.

시즌 1시즌 2

탈영병 개인의 구체적인 사연 사건을 처리하는 조직의 논리
생활관 폭력의 현실감 국가와 시스템의 책임
준호·호열 중심의 추적극 준호·호열·범구·지섭의 집단 행동
방관의 죄책감 행동의 가능성과 한계
현실적인 무력감 제한적이지만 의도적인 저항

시즌 2의 일부 장면이 시즌 1보다 과장되거나 판타지적으로 느껴질 수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작품이 관찰자의 위치에서 머무르지 않고, 현실에서는 쉽게 얻기 어려운 국가의 책임 인정과 사과 가능성까지 상상하기 때문입니다. 감독 역시 이러한 결말이 현실과 비교하면 판타지일 수 있지만, 적어도 인물들이 무언가를 시도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밝혔습니다.

이 변화에 대한 평가는 갈릴 수 있습니다. 다만 시즌 2가 시즌 1의 성공 방식을 반복하지 않고, 시즌 1이 남긴 질문의 책임 주체를 더 위로 끌어올렸다는 점은 분명합니다.

〈D.P.〉의 각색은 세계를 넓힌 것이 아니라 책임을 넓혔다

〈D.P.〉는 원작에 새로운 캐릭터와 사건을 많이 추가했습니다. 그러나 각색의 본질은 단순한 분량 확대가 아닙니다.

  • 상병 안준호를 이등병으로 바꾸어 시청자가 군대에 들어가는 과정을 함께 경험하게 했습니다.
  • 원작 안준호의 성격을 준호와 호열로 나누어 윤리적 갈등을 대화와 행동으로 만들었습니다.
  • 박범구의 기능을 박범구와 임지섭에게 분리해 현장의 판단과 조직의 논리를 동시에 보여줬습니다.
  • 독립된 탈영 사건을 누적해 개인의 선택 뒤에 있는 생활관과 지휘 체계를 드러냈습니다.
  • 시즌 2에서는 군 지휘부와 법적 책임까지 시야를 넓혀 국가가 어디까지 책임져야 하는지 물었습니다.

그래서 〈D.P.〉의 중심에는 끝까지 안준호가 있지만, 모든 답이 안준호에게 있지는 않습니다. 준호는 세상을 바꾸는 영웅이 아니라 보고도 외면할 것인지, 늦었더라도 행동할 것인지 선택해야 하는 사람입니다.

원작의 한 병사에게서 출발한 이야기는 결국 군대 전체를 바라봅니다. 그리고 그 시선은 군대 바깥의 관객에게도 돌아옵니다.

폭력을 직접 행사한 사람만이 아니라 그것을 보고도 지나간 사람, 문제를 알면서 규정 뒤에 숨은 사람, 개인의 일탈이라는 설명을 받아들인 사람에게까지 질문이 확장됩니다.

〈D.P.〉가 넓힌 것은 군대라는 배경의 크기가 아닙니다. 사건을 알고도 막지 못한 사람들의 범위, 다시 말해 책임의 범위입니다.